하지 말아야 할 일
맹자는 자신의 책 맹자에서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을 스스로 하지 않아야 하고, 스스로 원하지 않아야 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그 어떤 일도 제아무리 중요한 일이라고 해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을 지켜서 한 후에야 비로소 얻을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이 말에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는 것은 사람의 도리를 저버리고 우리 사회를 혼란케 하는 것이다. 부당한 일이나 불법적인 일은 물론이고 쉽게 원하는 일을 이루어 내려는 편법이나 빨리 결과를 얻기 위해서 함부로 일을 처리해 버리는 것들도 모두 하지 말아야 할 일들에 포함된다.
또한 그는 사람으로 하지 않은 바가 있은 다음에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이는 위의 말과 같은 의미이기는 하지만 향후에 해야 할 일을 더한 것이 다르다. 단지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하지 않는 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할 일들은 해야 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잘못된 생각과 일을 배제함으로써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의 바른 방향과 목적을 설정할 수 있는 것이고, 일을 해 가는 과정에서 반드시 올바른 수단을 사용하고 절차를 지켜야만 바른 결과와 진정한 성과를 이루어낼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나아가서 드러나는 부분에서는 정의를 내세우면서 속으로는 자기 이익을 위해서는 실제로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위선적인 모습에 대해서 하는 지적이기도 하다.
인의 실천
공자는 그의 수제자였던 안연에게 인을 이루기 위해서 그가 해야 할 일을 알려주면서 예가 아닌 것을 보지도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를 말며, 예가 아닌 말을 입밖으로 내지 말고, 예가 아닌 것을 해서는 안된다고 가르쳤다. 이는 개인의 수양에서 나아가 세상을 평안하게 만들어 내는 노력으로 점차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그의 철학을 최종적으로 집약하면 바로 인인데 그것을 가장 핵심적으로 짚어내는 문장이다.
제자 안연이 인에 대해서 물어보니 공자는 인이란 자기를 이겨내고 원래의 예로 돌아가는 것으로 하루만이라도 자신을 이겨내서 예로 돌아간다면 천하가 인에 돌아올 것이고 인의 실천은 자기 자신에게 달려 있는 것이지 남에게 달린 것이 아니라고 대답하였다.
익숙하게 들어 본 극기복례라는 말이 여기에서 유래한 말로 인의 실천이란 가장 먼저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는 것이다. 천하를 바꾸기 위해서 큰 것부터 행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부터 변화하는 것이 중요한데 나 자신을 바꾸는 방법은 바로 나의 욕심을 스스로 이겨내고 흐트러진 예를 바로 잡는 것이라는 뜻이다.
실천하는 방법
안연은 이 말이 너무 포괄적이라 이해하기 어려워서 다시 실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물어 보았는데 이 때 공자가 위의 가르침을 준 것이다. 보고 듣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 모두 예에 맞추어 행해야 한다는 뜻으로 확실히 예를 강조하기 위해 이중부정을 하고 있다. 사람이 행동하는 것은 이 네 가지 보고 듣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인데 더 나누어 보면 외부의 자극과 영향을 받아들이는 보고 듣는 행동, 외부에 나를 드러내 보이는 말하고 행동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삶의 행동을 예에 맞추어 한다면 그것이 인을 바르게 실천하는 것이고, 스스로를 수양하는 것임은 물론 널리 천하가 평안해지는 길이라는 뜻이다. 물론 평범한 사람이라면 생활 속에서 이것을 따르기는 쉽지 않을 것인데 행하는 일들이 예에 맞는 것은 삶의 지향점은 될 수 있지만 누구도 이것을 완벽히 지키기는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주자라는 학자는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비례는 사사로운 욕심이고 물은 금함이어서 이는 마음의 주장이 되는 바요, 사욕을 이기고 예로 돌아갈 수 있는 기틀이 되는 것들이다. 스스로 사욕을 이겨낸다면 사람의 행동이나 그 용모, 그리고 그의 모든 삶에서 예에 맞지 않는 것이 없기 때문에 마침내 생활 속에서 하늘의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 없게 되는 것이다.
주자는 위 네가지를 금하라는 말의 핵심은 바로 사람의 사사로운 욕심을 이기는 것이라고 보았는데 만약 욕심을 이겨낸다면 사람의 일상은 저절로 이치에 맞게 흘러간다는 것이다.
공경함을 베풀다
다산도 이 부분에 대해서 그의 시문집에서 언급했던 적이 있는데 그만큼 그도 공자의 인에 대한 가르침에 동의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예다운 것으로 보고 예다운 것을 듣고 예다운 것을 말하고 예다운 것을 행하는 것은 스스로의 몸에 공경을 베푸는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친히 나의 부모를 잘 모시고 높은 어른을 받들며 지위 높은 이를 높여주고 심성이 어진 이를 어질다 여기는 것, 곧 효제충신은 남에게 내가 공경을 베푸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주자는 인이란 사욕을 이겨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했다면 다산은 공경함을 널리 베푸는 것을 인이라고 보았다. 먼저 자신이 공경함을 실천하고, 존중과 배려 속에서 다른 사람에게 공경함을 베풀면 인이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라는 말이다. 그는 진실로 마음을 공경 하나로 붙잡지 않는다면 사람의 마음은 백 갈래 천갈래로 달아나니 간사한 것은 보지 말고 음란한 것은 듣지 말며 재갈을 문 듯 철저히 삼가고 정신을 가다듬어 뜻을 정하며 입에서 나왔다면 도리에 맞는 말을 하고 공손한 몸가짐을 갖춤으로써 신중하게 언제나 근본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다산은 수양의 근본은 스스로 공경함을 지키는 것이라고 했고,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바로 위 네 가지를 금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스스로를 수양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을 극진한 공경함으로 대하는 것은 사람의 근본을 이루는 것으로 현대 사회에서 평범한 우리 같은 사람들이 옛 선인들의 가르침을 따르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보는 것과 듣는 것을 잘 보고 들어서 구별해 내고, 스스로 어른답게 행동하고 말하려고 노력한다면 매일 점점 나아지는 스스로를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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