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의 정도
비밀은 누구나 알고 싶어 하는 것이다. 비밀을 알고 싶어 하는 호기심이란 것은 긍정적인 것일 수도 있어서 내가 잘 모르는 것을 알려고 하는 마음은 배움에 큰 진전을 가져다 줄 수도 있고, 호기심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강한 사람이라면 새로운 공간을 엿보다가 세상에 없던 창조적인 결과물을 내 놓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를 벗어난다면 문제가 달라진다. 특히 그 호기심의 대상이 어떤 사람일 경우에는 문제가 심각해서 단순한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나 돈을 벌려는 수단으로, 또는 나를 과시하고자 다른 사람의 숨겨진 부분을 엿보면서 감추려는 일들을 굳이 캐내어 드러내려 한다면 범죄행위가 될 수 있으니 호기심의 정도를 벗어나면 안 된다.
사람을 대하는 자세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는 예의를 지켜야 한다. 공자의 철학의 핵심 덕목은 충과 서로 두 글자 모두 한자로는 마음 심자가 들어 있는데 충은 마음의 중심을 바로 세우는 수양의 자세이고, 서는 마음을 다른 사람의 마음과 같이 하는 배려의 자세를 뜻한다.
수양의 자세를 가진 사람이어야 남을 배려할 수 있다는 말은 다르게 말하면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수양을 하지 못한 속된 사람임을 드러내는 것과 같다는 말도 된다. 직장에서처럼 수직적인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어떠한 인간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른 사람의 오래된 잘못을 폭로하여 드러내지 말고 충고를 하더라도 현재의 잘못하고 있는 일에만 초점을 맞추어 진실한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건네야 한다. 이미 오래 되어 시간이 지난 잘못을 들추어 내어 새삼 언급하는 것은 충고가 아니라 비난하는 성격이 강한 것이다. 그리고 사람을 면전에 두고 비웃거나 말로는 표현하지 않더라도 경멸하는 표정을 짓는 것도 똑같이 사람을 업신여기는 것이어서 이런 관계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만남의 예의
옛말에 갑작스레 오지 말고 갑작스레 가지 말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사람을 맞이할 때는 누구든 미리 준비하는 데에 시간이 필요하니 당연히 미리 만나는 시간을 정해야 하고, 정해진 시간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다. 전혀 예상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들이닥치거나 논의하고 있던 사항을 마무리하지도 못 했는데 갑자기 자리를 뜨는 것은 아무리 그 의도가 좋은 의도였다고 해도 예의를 갖춘 행동이라고 할 수 없고, 일도 제대로 성사될 수 없다.
공적인 일이나 사적인 일이나 마찬가지여서 아무리 허물이 없고 절친한 사이이더라도 만나는 것을 미리 정하는 것은 서로 당연하게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예의이므로 이를 가볍게 여기고 함부로 대한다면 오래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좋은 일을 보고 급하게 기뻐하여 빨리 시작한 관계는 오래 견디지 못하고 시일이 좀 흐르면 마음이 게을러져서 뜻이 다하고 빨리 떠나게 된다. 옳고 그름을 따질 때에는 타협해서는 안 되고,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일수록 함부로 결정하거나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된다. 함부로 결정하면 실수를 할 수 있고, 쉽게 포기하는 습관이 생기면 장차 큰 일을 하기 어렵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
다른 사람을 대한 때에는 항상 예의를 갖추어야 하는데 이를 따지다 보면 너무 평범하고 작은 일로 지나치게 규제한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고, 갑갑한 느낌이 드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작고 사소한 일상의 예의야말로 큰일을 할 수 있는 기초가 된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결코 작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사람의 가능성은 큰 사건이나 결정적인 순간에서 고심 끝에 한 큰 각오를 비칠 때가 아니라 일상의 모습에서 잔잔하게 내비칠 때 더 잘 보이는 것이다. 갑갑해 보이는 말이라도 현실에 맞추어 적절하게 걸러 내면 되는 일이다.
남의 잘못이건 자신 스스로의 잘못이건 지나간 과거의 잘못을 그대로 되풀이해서는 안 되고,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그 잘못에 대한 솔직하고 분명한 인정과 반성, 그리고 잘못을 다시 하지 않으려는 결심이 필요하다. 작은 잘못에 대해서건 큰 잘못에 대해서건 이 말을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공자도 잘못을 고치지 못하는 것이 나의 걱정이라고 말할 정도로 스스로를 돌아보고 나의 잘못을 고쳐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다른 사람을 대할 때 물 흐르듯 유창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부러움을 사지만 잡다한 지식이나 전문적인 지식을 과시하며 말하는 것은 다른 사람과 진정으로 대화하는 태도라고 할 수 없다. 굳이 필요없는 표현을 섞어 복잡하게 말하거나 잘 알아듣지 못하는 외국어를 섞어서 말하는 것도 마찬가지여서 대화하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가 아니다.
말을 번드르르하게 해서 겉만 꾸미는 것이 아니라 말의 본질을 잘 살펴서 뜻을 갖춘 말을 해야 하며 말해야 할 때와 아닌 때를 가려서 진실한 말을 하는 것이 중요하고, 듣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진실한 말을 하기 위한 기초라고 할 수 있다.
노력하는 자세
다산은 스스로 정한 높은 기준을 놓고 선한 본성을 지켜나가려고 했지만 사람이란 완벽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매사에 항상 선함을 지키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인정했다.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은 말할 것도 없으니 완벽하게 지키려는 태도보다는 일상 속에서 하루하루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이 최선이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인정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을 배려와 예의로 대하고 모든 일에 선함을 지키고 잘못을 반성해서 다시 하지 않는 것의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를 차분하게 돌아볼 수 있는 자세를 가지고 혼자 있는 조용한 시간을 찾아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반성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비록 오늘은 잘못을 하지 않는 완벽한 사람을 아닐지라도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더 발전하고, 오늘의 나보다 내일의 내가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